"엉뚱한 생각" + "살짝 맛 간 시인" +... = 좋은 시 빚기
6. 남들과 다른 엉뚱한 생각을 한다
햇살 좋은 가을 날 길을 가는데 잠자리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 그 잠자리 주변에 개미들이 새카맣게 몰려있었다. 평소에 개미들의 먹이는 보통 육군이 많다. 저렇게 하늘을 나는 공군은 개미들에게 별식 중의 별식이리라!
그렇게 개미들이 별식을 먹고 있구나 하고 스쳐 지나치려고 하는데 시인이라 소재를 찾는 더듬이가 그냥 두지 않았다. ‘옳아! 개미들이 비행기를 타려고 그러는 구나!’ 하는 전혀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가을을 싣고
날아가던 잠자리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어쩌다 떨어졌을까
어디로 가던 길이었을까
지나가던 개미들이
웅성웅성 모여듭니다
혹시
기운을 차리면
다시 날 수 있을지도 몰라
아직
한 번도 날아보지 못한
개미들이
서로 먼저 올라타려고
와글와글 다투고 있습니다
신천희 동시 -『잠자리비행기』전문
이 시 역시 ‘개미들이 잠자리를 뜯어먹고 있구나!’ 하는 보편적인 생각에 그쳤다면 탄생할 수 없었다. 무릇 시인리라면 조금은 엉뚱한 구석이 있어야 한다. 그런 엉뚱한 생각 때문에 사람들은 시인을 또라이(정신이상) 또는 살짝 맛이 갔다고 생각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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